PCB 설계 시 고려하면 좋은 점
전력전자를 연구하는 연구실 특성 상 직접 PCB를 제작할 일이 많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는 진리가 역시 존재하는 험난한 PCB 세상에서 학부 지식만 가지고 무식하게 뛰어들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나의 경험을 여기에 풀어보려 한다.
1. 소자 용량 선정 주의하기
학부 다닐 때는 회로 그릴 때 저항은 저항 값만, 케페시터는 케페시턴스 값만, 인덕터는 인덕턴스 값만 고려하면 되었는데 PCB에는 각각 power 용량도 고려해주어야한다. 이거 고려 안했다가 케페시터에서 불꽃이 팍팍 피어올랐다지... Datasheet의 전압, 전류 용량 잘 확인하고 고르길 바란다. 여기서도 내가 사용할 전압, 전류 용량에 충분한 여유를 잡아 선정하면 좋다.
2. 부하들의 전력 용량보다 여유롭게 잡기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당연한 사실 때문에 가장 고통스러운 고생을 하였다. 때는 모터 구동을 위한 인버터를 제작했을 적이었다. 모터의 정격 용량을 먼저 선정한 후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그 용량에 딱맞춰 PCB를 설계하였다. 이때 PCB의 전선 두께나 소자들을 너무 타이트한 정격으로 설계한 나머지, 조그마한 피크나 노이즈가 발생해도 PCB가 타버려 정격까지 실험을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인버터를 못믿겠어서 심적으로 너무 무서웠다.)
또한 나를 고생시킨 더 큰 문제는 바로 Gate Driver와 신호용 소자들의 전력 용량이었다. 내가 제작한 인버터는 15V의 입력 전원을 받아 5V와 3.3V의 전압으로 강하하여 사용해야했다. 처음 나는 신호용 소자들이 전력을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에 전압 강하용 소자 (Low DC/DC Converter LDC)를 선정할 때 대충 가격과 입출력 전압만 보고 선정하였다. 하지만 번쩍번쩍한 PCB를 만들겠다는 욕심에 LED도 붙이고 방열용 Fan도 달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게 되었고, 내 PCB는 Fan도, LED도, Gate Driver도, DSP도 아무것도 켜지지 않았다... (캐패시터에 불꽃은 켜졌다.)
사실 실험실에서 실험용으로 제작할 것이라면 최대한 여유롭게 용량을 선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안그러면 내가 만든거지만 터질까봐 너무 무섭다. 하지만 비용적인 면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적당한 용량을 찾아 신중히 선정하길 바란다.
3. 납땜하기 쉬운 소자 선정
이건 납땜을 공장에서 기계가 해주지 않고 직접 내가 해야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사실 보기 이쁘게 만들려고 작은 애들로 선정하고 싶지만 너무 작으면 납땜 지옥에 빠질 수 있다. 나의 납땜 실력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소자를 선정하자.
개인적으로 손으로 직접 납땜할 거라면 저항이나 케페시터 등이 SMD 타입이란 가정 하에 최소한 Metric 기준 3216 (Imperial 기준 1206)까지 적당한 것 같다. Gate 소자의 경우도 동일한 모델이더라도 패키징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패키징 이름을 검색해보고 적당한 크기와 모양으로 선정하면 된다.
4. 게이트 소자의 입력 앞에 필터 넣기
실제 하드웨어에는 언제 어디서 노이즈가 들어올지 모른다. 따라서 입력을 받아 처리를 해야하는 게이트 소자가 있다면 정확한 처리를 위해 RC 필터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필터는 신호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필터의 세기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필터의 소자 값을 너무 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필터로 사용하게 되는 캐패시터는 최대한 입력핀에 가깝게 부착해야 좋은 효과를 얻는다.
게이트 소자의 DC 전원들도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잡기 위해 입력에 케페시터를 병렬로 달아주는 것이 좋다. 보통 각 게이트 소자의 전원 입력 전에는 0.1uF의 케페시터를 최대한 가깝게 연결하여 전원 출력에서 소자 사이의 전선에서 유입되었을 노이즈를 잡아준다. 또한 큰 DC 전원이 PCB에 입력되는 곳에 220uF와 0.1uF의 케페시터를 함께 병렬로 사용하는데, 이는 각각 잡아주는 노이즈의 주파수 대역이 다르기 때문에 넓은 대역의 필터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이다.
하지만 필터를 무한정 달 수는 없다. 물론 그러기는 쉽지 않지만 너무 큰 캐패시턴스는 전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전원 당 (또는 컨버터 당) 최대로 키울 수 있는 커패시터인 load capacitor 값이 존재한다.
5. PCB 쪼개기
PCB를 직접 돌리기 전에는 어느 부분에서 고장날지 예상할 수 없다. 만약 PCB가 고장나면 특정 부분을 수정해야하는데 만약 PCB를 역할에 따라 어느정도 분리하여 제작한다면 나중에 전체를 다시 제작하지 않아도 되어 비용이나 시간 면에 유리하다. 물론 커넥터로 연결할 때 노이즈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나누어야한다.
6. 전체적인 소자 배치, 커넥터 방향 고려하기
PCB를 만들기 전에 파워포인트 같은 걸로 내가 만들 하드웨어의 간략한 Layout을 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커넥터의 위치를 선정할 때 내가 실험할(또는 동작시킬)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 버리면 나중에 전원선과 부하선 등이 꼬여서 지저분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노이즈가 들어가면 안되는 중요한 신호선 옆에 큰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있다면 좋지 않다. 즉 노이즈에 취약한 신호선에 우선순위를 매겨 다른 전선들이 최대한 겹치거나 근처에 있지 않도록 한다. 같은 이유로 필터들은 최대한 게이트 소자들에 붙여서 연결한다. 필터와 소자 사이가 멀면 그 사이에 또 노이즈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노이즈에 대한 다른 여러 대책들은 게시글에 한 번 적어볼 생각이다.
7. 여러 소자 회사들의 Reference 문서 참고하기
내가 만들어야할 하드웨어를 완전 맨땅에 헤딩하기로 만들어야한다면 여러 소자 회사들의 reference 문서들을 참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자 회사들은 가장 최신의 진보된 회로 기술들을 가지고 있어 하드웨어를 처음 설계하는 사람부터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에게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자주 참고하는 회사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다.
Texas Istruments : https://www.ti.com/
Infineon : https://www.infineon.com/cms/en/
싱크웍스 : http://tms320f28x.co.kr/main/index.php
해당 사이트에 가서 내가 필요한 하드웨어의 이름을 적으면 자사의 추천 소자와 함께 회로도, 각 소자 용량, PCB Layout 팁 등을 설명해준 자료들이 많다.
대략적으로 생각나는 것은 이정도 같다. 추후에 더 생각나는 팁이 있으면 계속해서 추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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