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OBC 토폴로지의 동향
본 게시물은 2021년에 출간된 전기자동차 통합형 OBC 관련 논문을 학습하면서 배운 지식을 정리한 글입니다.
참조 논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J. Yuan, L. Dorn-Gomba, A. D. Callegaro, J. Reimers, and A. Emadi, “A Review of Bidirectional On-Board Chargers for Electric Vehicles,” IEEE Access, vol. 9, pp. 51501–51518, 2021, doi: 10.1109/access.2021.3069448.
전기차량 충전 타입 및 동향
전기자동차의 충전타입은 충전 용량에 따라 급속 충전과 완속 충전으로 나눌 수 있다. 흔히 급속충전은 DC 전원을 바로 차량에 물리는 방식을 의미하고 완속충전은 AC 전원을 바로 차량에 물리는 방식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급속충전은 보통 7~22 kW의 용량을 충전할 수 있으며, 7 kW 아래의 충전 용량은 완속충전이라 부른다.
큰 용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전력변환장치의 크기 및 무게가 커지기 때문에 보통 요즘 개발되는 전기차에는 급속충전을 위한 전력변환장치를 차량에 내장하지 않고 충전소 밖에 설치해 DC전원으로 미리 바꾸어 차량에 물린다.
하지만 이 충전을 위한 전력변환장치가 무겁다고 전기차에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충전소가 없는 지역에서도 전기차를 충전해야만 하기 때문에 보통 전기차에는 전력계통의 AC 전원을 바로 물려서 차를 충전시키기 위한 차량 탑재 충전기(On Board Charger, OBC)를 반드시 구비되어 있다. OBC는 간단히 말해 계통의 AC 전원을 배터리의 DC 전원으로 바꿔주는 전력변환장치라 생각하면 된다. 현재는 이 OBC는 크기와 무게를 줄여야하기도 하고 전력계통에서도 7 kW 이상의 큰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완속충전을 위해서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네 가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전력 계통 내 변화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전기차 충전이 고려된 전력 수요 패턴은 크게 변화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차량의 배터리를 활용한 V2G (Vehcle to Grid) 기술은 시간에 따른 전기 요금 차익을 이용한 새로운 전력 거래 시장을 창조하기 때문에 앞으로 전력 계통에는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에 한전과 우리 연구실을 포함한 여러 산학계에서 이 변화를 대비한 정책 및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즉 전체적으로 전력 인프라에선 큰 전력용량을 수용할수 있는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차량 내에선 전력이 배터리 쪽과 계통 쪽 양방향 모두 전송이 가능한 전력변환장치들이 연구되고 있다.
인프라의 확대와 함께 차량의 충전 하드웨어 역시 크게 발전되고 있다. 두 번째 요소는 바로 Wide Band Gap (WBG) 소자의 개발이다. 이 WBG 소자는 스위치 소자로 기존의 MOSFET이나 IGBT보다 스위칭 손실 및 내전압 특성 등이 월등히 좋은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SiC와 GaN이 있다. 이 WBG 소자로 OBC를 만들 경우 기존 동일한 크기의 충전 토폴로지 대비 더 큰 전력 용량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즉 전력밀도를 높여줘 차량 탑재 시 전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마찬가지로 세 번째 요소인 통합형 OBC의 개발도 충전 하드웨어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기존 전기자동차의 전력변환장치들의 토폴로지들은 사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옛 토폴로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에는 다양한 전력변환장치들 (예를 들어 인버터나 DC/DC 컨버터, LDC, OBC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 장치들 간의 통합이 가능하다. 즉 전기자동차만의 고유의 토폴로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며, 여러 전력변환장치들끼리 스위치와 같은 소자를 공유하도록 결합하는 형태의 연구들이 무수히 개발되고 있다. 이는 역시 전력밀도를 높여 전비 감소에 기여한다.
즉 앞으로 전기차 충전을 위한 OBC는 양방향, 고용량, 소형화의 방향으로 개발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OBC 구성품
1. EMI Filter
다음과 같이 스위치로 계통 (AC) -> 배터리 (DC)로 변환해주는 OBC 특성 상 스위칭에 의한 고조파 성분이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EMI 필터를 연결한다. 이 필터는 보통 인덕터나 캐패시터와 같은 수동소자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 크기의 30% 정도까지 차지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중요하다.
2. 스위치 장치
앞서 말했듯 OBC는 스위치의 동작을 통해 전력을 변환한다. 이 때 변환 효율과 토폴로지의 크기, 비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토폴로지는 다음 절에서 설명하겠다.
3. DC-Link 캐패시터
배터리 측 보호를 위한 필터로서 DC-Link 캐패시터는 배터리와 함께 병렬로 연결된다. 이것은 전압 스파이크, 서지 전압, EMI 등으로 부터 배터리를 보호해준다. 그러나 보통 배터리 전압의 크기가 크며 시스템 사양에 따라 큰 캐패시터의 용량을 요구하므로 캐패시터의 크기 및 무게, 비용이 크다. 따라서 이를 제어적으로 줄여주기 위한 연구들이 열심히 진행되고 있다.
4. 변압기
OBC는 전력 계통과 배터리 사이를 연결하고 있으므로 전기적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Short Circuit을 보호하기 위하여 OBC 토폴로지에 변압기가 들어가 전기적으로 절연시켜줄 필요가 있다. 간혹 변압기가 없는 형태의 OBC 논문들도 많이 개제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안전성 측면에서 실용화시키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변압기는 EMI를 차단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안전성 측면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변압기의 무게와 부피로 인해 차량의 전비를 떨어뜨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위치들의 스위칭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AC winding 손실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Planar 변압기라는 기술이 차세대 차량 내 변압기 기술로서 주목받고 있다.
양방향 OBC의 종류
OBC는 기본적으로 PFC (Power Factor Correction) 기능과 DC/DC 기능을 포함해야한다. 먼저 PFC 기능이란 OBC의 계통 AC 측 전압과 전류의 위상을 동일하게, 즉 역률 (PF)을 1로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사실 언뜻 생각하면 배터리에 원하는 전압, 전류만 공급하면 장땡일 듯하지만, 이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역률이 작아지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OBC의 배터리 측 전압과 전류는 DC이기 때문에 같은 전압과 전력이라면 전류값도 하나 밖에 없다. 그러나 OBC의 계통 측 전압과 전류는 AC이므로 같은 전압과 전력이라도 전류의 위상에 따라 전류의 크기가 천차만별이 된다. 만약 이 전류의 위상이 전압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다시말해 역률이 1보다 작다면) 무효전력 부분이 생기므로 같은 유효전력 분을 만들기 위해 더 큰 전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즉 이때 더 큰 전류가 흐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회로 내에 들어가는 소자의 정격 전류 용량도 키워줘야하여 제작 비용이 상승한다. 따라서 이 PFC 기능을 통해 계통 측 역률을 1로 만들어줘 쓸모 없는 무효 전력 부분을 제거해준다.
다음으로 DC/DC 기능이란 계통 측 AC가 정류되어 나온 DC를 배터리에서 필요로 하는 전압 값의 DC로 승압해주는 역할을 말한다. 계통은 220 Vrms이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정류하면 220*sqrt(2) V 만큼의 전압 값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배터리의 전압은 400~800 V 정도라 이를 맞춰주기 위해 전압을 승압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충전을 위한 CC/CV 모드를 구현하기 위하여 일정한 전압 및 전류를 제어해주도록 하는 역할을 위해 빠르고 정확한 DC/DC 기능이 필요로 한다.
1. Two-Stage OBC
위 두 기능을 구현하기 위하여 각각의 기능을 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전력변환장치를 연결한 OBC 토폴로지가 있다. 이러한 종류의 OBC 토폴로지를 두 단계로 구성되었다고 하여 'Two-Stage OBC'라 부른다. 첫 번째 단계는 PFC 기능을 처리해주는 PFC 컨버터가 들어간다. 주로 사용하는 PFC 컨버터로는 Single Phase Totem-Pole PFC, Three-Phase full-Bridge PFC, Three-Phase T-type PFC와 같은 것들이 있다. Single Phase Totem-Pole PFC은 단상 전원에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콘센트에 물리기 좋은 타입의 토폴로지이며, 나머지 두 PFC의 경우 삼상 전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추후 전기차 보급의 확산에 따라 인프라가 발전될 경우 충전시간을 단축시켜주는데 효과적인 타입의 토폴로지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DC/DC 기능을 수행하는 DC/DC 컨버터로 구성된다. 이 컨버터는 CC/CV 모드와 같이 차량의 충전 알고리즘에 따라 배터리에 가해지는 전압 또는 전류를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타입의 DC/DC 컨버터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Phase-Shifted DAB 컨버터이다. 이는 설계 및 제어가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1%의 효율도 중요한 컨버터 분야에서 스위칭 손실을 줄여줄 수 있는 Soft Switching 기법을 적용하기엔 제한적인 단점이 있다. 이에 최근 수동소자들에 의한 공진을 이용하며 양방향이 가능한 CLLC 공진형 컨버터가 주목받고 있다. 비록 설계 및 제어는 앞선 컨버터보다 복잡하지만 스위친 주파수를 가변시키면서 Soft Switching 기법을 더 넓은 동작 구간에서 구현시킬 수 있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2. Single-Stage OBC
물론 두 기능을 단계를 나눠 두 개의 토폴로지를 사용하지 않고 하나의 토폴로지로 다 구현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타입의 OBC를 Single-Stage OBC라 부른다. 이렇게 되면 Two-Stage OBC에서 PFC 컨버터와 DC/DC 컨버터 사이에 들어가던 거대한 DC-Link 캐패시터를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본 타입의 OBC는 전력밀도가 키워 전비 향상에 도움을 주며, 비용 및 내구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까지 제안된 Single-Stage OBC로는 Modular Three Single-Phase Single-Stage OBC, DAB-Based Matrix Converter, Three-Phase T-Type Multi-Port Converter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효율이 떨어지고 두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는데 제어의 안정성이나 응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아직은 이론단계에서 멈춰 상용화까지는 많은 도전과제를 남겨놓고 있는 상태이다.
OBC 전망 및 도전과제 정리
더 좋은 OBC란 더 많은 전력을 다뤄 전기차의 충전시간을 단축시키면서, 너무 무겁지 않아 차량 전비를 악화시키지 않고, 안전성 및 신뢰성이 확보된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를 위해 OBC의 개발은 높은 전력밀도, 고전력, 고효율, 저비용에 초점을 맞춰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하여 보자.
1. 토폴로지
10년 내로는 아직 Two-Stage OBC가 대세일 것으로 전망된다. 각 단계에 어울리는 토폴로지들은 V2G 또는 V2L(Vehicle to Load)을 위해 양방향 동작이 가능해야하며, 더 빠른 충전시간을 위해 더 높은 전력 용량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Single-Stage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10년 후 정도엔 Single-Stage OBC가 더 우세해질 수도 있다.
2. WBG 소자
앞서도 말했듯 WBG 소자는 기존 하드웨어 토폴로지의 크기 및 무게를 줄여주며, 높은 효율, 높은 전력용량 등에 장점을 줄 수 있다. 이처럼 WBG 소자로 변하게 되면 기존 토폴로지에서 한계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해소가 되어 더 진보된 제어 기법들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매우 적은 스위칭 손실 특성을 이용하여 스위칭 주파수를 더 증가시킬 수 있게 되고 이로 인해 제한되었던 DC-Link 캐패시터의 크기 문제나 PWM 스위칭으로 인한 고조파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 현재 SiC는 거의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으며 규모의 경제로 인해 앞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단가도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GaN 역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의 적용이 기대된다.
3. 통합형 회로
이 부분도 앞서 말했듯 여러 전력변환장치들을 통합함으로써 회로의 전체적인 소자 수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이는 오직 전기자동차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부분이며, 창의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자동차 내에 서로 통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구성품들로는 인버터와 모터, 인버터 와 배터리 사이에 있는 DC/DC 컨버터, 저전압 배터리 충전을 위한 LDC 컨버터, 그리고 Two-Stage OBC의 부품들(PFC 컨버터와 DC/DC 컨버터) 또는 Single-Stage OBC가 있다.
4. 열역학 설계
앞선 WBG 소자와 통합형 회로의 등장은 높은 스위칭 주파수와 높은 밀도로 소형화된 회로로 인해 많은 열관리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에 수냉쿨러 및 공간적 Heat Sink 설계, 열파이프 등의 기법들을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열을 해소해주어야하며 선제적으로 어느 부품에서 많은 열이 발생하는지 조사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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